발효 단백질의 과제와 전망 (2)
- SNU APP
- 3월 15일
- 6분 분량

공통의 과제
현대 사회는 증가하는 단백질 수요와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에 대한 압박 속에서 대체 단백질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새로운 기술의 상용화와 관련하여 여러 공통적인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발효 대체단백질을 중심으로 바이오리액터 활용의 한계, 판매 허가 과정 및 규제의 어려움, 폐기물 활용과 관련된 도전 과제, 그리고 앞으로의 발효 대체 단백질의 가능성과 전망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1. 바이오리액터 활용의 한계
대체 단백질 생산에서 바이오리액터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미생물 기반 단백질 생산에서는 대량의 균주를 배양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바이오리액터가 필요하다. 현재 바이오리액터는 주로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첫번째는 연속식 배양 방식이다. 이 방식은 미생물이 지속적으로 잘라 수 있도록 영양소를 공급하며, 생성된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수확하는 방식이다. 이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오염 발생 시 전체 공정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 또한 미생물이 연속 배양을 거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생산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실제로 Quorn의 경우, 연속 배양을 사용하지만 1000시간 배양 후 미생물에 형태학적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산성이 저하된다. 따라서 연속 배양이지만 1000시간 배양 후 바이오리액터를 비운 뒤 다시 배양을 진행해야 한다.
두번째는 배치식 배양 방식이다. 배치식 배양 방식은 미생물을 한 번에 배양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배양액을 수확하는 방식으로, 공정이 단순하고 오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속식에 비해 생산성이 낮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일부 첨단 바이오리액터에서는 Fed-Batch (유도 배양) 방식을 사용하여 영양소를 단계적으로 추가함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 방식은 균주가 성장하는 동안 영양소 고갈을 방지하고 특정 조건에서 단백질 생성을 유도할 수 있어 산업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센서 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배양 조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하는 스마트 바이오리액터도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바이오리액터 기술은 여전히 몇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규모의 경제 실현 가능성의 어려움이다. 실험실 수준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한 단백질 생산이 가능하지만, 이를 산업 규모로 확대하려면 설비와 공정 기술이 필요하다. 대량 생산을 위한 바이오리액터 설비는 초기 투자 비용이 높으며, 유지 보수와 운영 또한 복잡하다. 특히 대규모 설비는 균일한 공정 조건을 유지해야하며, 이는 기술적 및 경제적 도전 과제를 제기한다. 이에 김영훈 교수님은 현재 바이오리액터의 한계는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운영의 복잡성에서 기인한다며, 대규모 설비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업화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두 번째는, 에너지 소비와 환경적 부담이다. 바이오리액터는 작동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온도, pH, 산소 농도와 같은 배양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에너지 투입이 필요하며, 이는 비용 증가와 함께 환경적 부담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CO2 배출량을 줄이려는 목표와 배양 공정에서의 전력 소비가 충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바이오리액터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가 친환경적인 대체 단백질 생산이라는 목표와 충돌한다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세 번째는, 오염 관리 및 균주 안정성이다. 바이오리액터 내부는 균주가 최적의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설계되지만, 미세한 오염조차도 전체 배양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바이오리액터에서는 오염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어, 생산 과정 전체를 폐기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또한, 생산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균주의 유전적 안정성이 필수적이지만, 반복적인 배양 과정에서 균주 특성이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균주의 품질 유지와 배양 중 오염 방지를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공정 최적화의 복잡성이다. 바이오리액터에서 미생물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려면 공정 조건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 각 미생물 균주가 요구하는 배양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온도, pH, 영양소 농도를 최적화하는 과정은 복잡하며, 경우에 따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이는 시간과 비용이 추가적으로 요구됨을 의미한다. Quorn의 경우 미생물의 영양소로 고농도 포도당을 사용한다.
2. 판매 허가 과정 및 규제의 어려움
대체 단백질이 산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식품 규제 기관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기술 개발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대체 단백질은 기존 식품과는 다른 생산 과정과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기존의 식품 규정으로는 충분히 평가될 수 없다. 예를 들어, 미생물을 이용한 단백질은 생산 공정에서 사용된 배지나 균주에 따라 안전성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새로운 평가 기준과 과학적 근거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새로운 식품군의 안전성 평가를 위해 기존의 법적 프레임워크를 혁신해야 하며, 특히 미생물 기반 단백질과 같은 새로운 기술에 맞는 기준을 마련해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각국의 규제 승인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며 매우 복잡하다. 미국 FDA의 경우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됨(GRAS,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상태를 획득해야 하며, 유럽연합(EU)의 경우 "새로운 식품(Novel Food)"으로 분류된 제품에 대해 별도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체 단백질을 “새로운 식품” 또는 “기능성 식품”으로 분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 과정은 주로 제품의 안전성, 효능, 그리고 제조 공정에 대한 검토로 이루어지며, 이는 평균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의 전통 식품 중심의 규제 체계가 대체 단백질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새로운 규제 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발효 기반 단백질은 미생물 배양 과정에서 사용되는 원재료와 배양 조건에 따라 식품 안전성 기준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대체 단백질의 생산 공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제적인 기준을 참고하여 새로운 평가 지침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과정은 높은 비용과 시간이 요구되며, 소규모 기업이 이를 감당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규제 승인 절차의 복잡성을 둔 것에 대해 김영훈 교수님은 “999명이 괜찮다가 1명이 잘못 되면 그것은 팔면 안 되는 제품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고 강조하며, 안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언급하셨다.
그러나 규제 승인을 받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에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전자 변형(GMO)이나 미생물 기반 단백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대체 단백질 시장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교육 및 투명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며, 이 외에도 쉽게 다가올 수 있는 마케팅 방식이나, 여러 가지 제품의 시도 등의 노력을 통해 소비자 신뢰와 인식을 바꿔나가야할 것이다.
3. 폐기물 활용의 도전 과제
대체 단백질 생산은 종종 폐기물의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포함한다. 그러나 폐기물 활용에는 여러 실질적 어려움이 있다.
우선, 일괄된 원료 공급의 어려움이다. 폐기물은 계절적 요인이나 지역적 조건에 따라 성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생산 공정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으며, 최종 제품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농업 부산물이나 식품 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할 경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이다.
두 번째로는 전처리 공정의 복잡성이다. 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하려면 이를 안전하게 처리하고 유용 성분을 추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전처리 기술이 필요하며, 이러한 기술들은 추가적인 비용과 에너지 소비를 수반한다. 폐기물의 전처리 과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비용과 에너지가 높아 생산 공정 전체의 경제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당연히 소비자의 수용성 문제도 존재한다. 폐기물 기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폐기물”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가질 것이다. 폐기물 활용 제품의 경우 품질과 안전성을 강조하는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며, 이는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고 시장 수용성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도전과제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발효 대체단백질이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발효 기반 대체단백질은 기존 동물성 단백질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발효는 미생물을 활용하여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효율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발효 공정을 통해 단기간 내에 대량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기에 발효 기술은 효율적으로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속 가능성 생산 방식을 구현하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 발효를 통해 생성된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과 혼합하여 새로운 식품 형태를 개발하거나, 고급 기능성 단백질로 활용될 수 있다. 이는 대체단백질의 응용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킨다. 발효 기반 기술은 단순히 단백질 생산을 넘어, 특정 효소나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한 고기능성 제품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발효 기반 기술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발효 기반 대체단백질 시장은 기술 발전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환경 의식 증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은 발효 기반 대체단백질 시장의 확대를 촉진할 것이며, 발효 기반 단백질 시장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글로벌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해당 기술이 미래 식품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것이다.
대체 단백질은 지속 가능한 식량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혁신적인 해결책이다. 앞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도전 과제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발효 기반 대체단백질은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높은 생산 효율성을 동시에 갖춘 유망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인터뷰에 따르면 메탄이나 CO2와 같은 환경 오염 물질을 활용하여 미생물을 배양하고 단백질을 생산하는 가스 발효 기술이 지속 가능한 대체 단백질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셨다. 이러한 접근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단백질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발효 기반 단백질은 폐기물을 원료로 활용하거나 특정 단백질을 정밀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향후 글로벌 식량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폐기물 활용과 관련하여 김영훈 교수님은 메탄올과 같은 저렴한 탄소원을 사용하는 박테리아 균주를 통해 동물용 사료뿐만 아니라 기능성 식품 소재로의 응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러한 기술들이 대체 단백질 시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이를 위해 산업계와 학계, 정부가 협력하여 연구 개발과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대체 단백질의 발전은 결국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밝게 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결론
미생물 발효 기술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미생물은 폐기물을 이용해 단백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마술사와 같다. 김영훈 교수님은 미생물 발효 단백질이 다른 세포 배양육에 비해 미생물 자체의 단백질과 지방 성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식품으로 적용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또한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경작지나 재배지 필요 없이 배양기만 이용해 단백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편하다는 이점이 존재한다. 심지어는 기체를 이용해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 핀란드의 스타트업 회사인 Solein은 이산화탄소와 물을 이용해서 단백질을 만드는 미생물을 이용해 이른바 air protein을 만든다. 온실가스를 이용해서 인간에게 유익한 물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폐기물을 일정화하거나 독소를 처리하는 프로토콜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또한 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선 바이오리액터의 발전이 필요하다. 새로운 식품 종류에 대한 규제 마련과 사람들의 인식 개선도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제들이 해결된다면 미생물은 단백질 뿐만 아니라 지방, 비타민,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 매우 다양한 소재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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